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공무원연금 개편 관련 당·정·청 회의를 연 데 이어 22일에도 연금학회와 함께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공청회를 추진하는 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에서는 공무원들의 반대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큰 선거가 없는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내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예정됐던 공청회가 일부 공무원노조 측 저지로 결국 최소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아 정부여당의 뜻대로 연금개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국연금학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공무원노조 지도부와 노조원 200여 명이 토론회장에 대거 참석해 “연금개혁 해체”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워 결국 토론회 취소를 선언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장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공기관 개혁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없고 젊은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어렵다”며 “선거가 없는 2015년 상반기까지 해내지 못하면 2022년까지 줄줄이 선거가 예정돼 있어 아무 것도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역대 정부들도 연금개혁에 나섰다가 공무원, 교사, 군인들의 반대로 좌절된 바 있다”며 “공무원들도 지나친 혜택을 받는 것을 중지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동참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국민들도 적극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새누리당은 국민연금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더 내고 덜 받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연금학회가 새누리당과 협의를 거쳐 만든 안은 현행보다 ‘43% 더 내고 34% 덜 받게’ 설계돼 있다. 그러나 이날 이 같은 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공무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취소되는 등 공무원 사회가 향후 강한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정부여당과 공무원 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오는 11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도 27일 서울역 광장에서 ‘공적연금 복원을 위한 공노총 총력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조진호 공노총 위원장은 “고통분담 등에 대해 당사자들을 포함하는 사회통합적 논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병기·김윤림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