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여파로 조직과 기능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 해양수산부의 조직 및 기능 개편이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아직도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1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수부가 지휘·감독해 온 해양경찰청을 해체해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넘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해수부의 해양교통관제센터(VTS)도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해수부 조직개편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해경 해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해경 존치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해경이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존속될 경우 해수부 산하기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정부 조직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는 “정부가 해경의 조직과 기능을 이관해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로 넘기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며 해경 존치론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에 대해서는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여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정부 조직이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영 해수부 장관도 지난 8월 13일 진도에서 화상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수산 관련 현장 및 통계 업무가 지방자치단체와 통계청에서 이뤄져 손발 없는 수산 업무를 하고 있다”며 “통합 해양 수산 행정을 위해 지자체와 통계청에 나눠져 있는 수산관련 업무를 해수부로 다시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해수부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이 장기간 처리되지 않으면서 행정 부처 전체의 조직과 기능이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부 조직개편이 마무리돼야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