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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제2의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를 막기 위한 핵심 대책으로 내놓은 연안 여객선 공영제(公營制)를 둘러싸고 기획재정부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기재부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며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수부는 연안 여객선 공영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현재 정부 예산안에 반영돼 있지 않은 공영제 예산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향후 해수부와 ‘예산 당국’인 기재부 간의 격론이 예상된다.

1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주영 해수부장관이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140일만인 지난 2일 국무회의를 통해 발표한 ‘연안 여객선 안전관리 혁신대책’의 핵심인 연안 여객선 공영제 도입은 시간이 촉박해 정부가 18일 내놓은 내년 예산안에는 반영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해수부가 연안 여객선 공영제 도입 방안 마련 등을 위해 신청한 3억 원 규모의 ‘연안 여객선 운영체계 및 선박 현대화정책 대안 검토’ 연구용역비만 2억 원으로 삭감돼 반영돼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해수부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반영돼 있지 않지만 예산 당국과 협의를 거쳐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내년 예산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에 반영되면 내년부터 연안 여객선 공영제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기재부는 세계적으로 선박 공영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캐나다 1개국 밖에 없으며, 지금도 국내 연안 여객선 99개 가운데 26개 보조 항로에 대해서는 정부가 선박을 사줄 뿐만 아니라 적자가 날 경우 손실을 보전해주는 ‘준공영제’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 등을 주된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 2일 해수부가 연안 여객선 공영제 도입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하는 것에 대해서조차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장관과 친분이 깊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이 장관께서) 진도에서 저렇게 고생하시는데 반대하지 말라”며 실무진들의 반대를 진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예산안은 오는 23일 국회로 넘어간다. 연안 여객선 공영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에 재정 지원액이 반영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결론난다. 이에 따라 현직 국회의원이기도 한 최 부총리와 이 장관의 ‘최종 담판’ 결과에 따라 연안 여객선 공영제 도입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