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 드라이브 건 ‘슈퍼 예산’… 追更 한번 더 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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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8일 발표한 내년 예산안은 재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대한 확장적으로 재정을 운용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슈퍼 예산’으로 해석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41조 원 상당의 재정확대 패키지, 경제활성화에 주안점을 둔 세법 개정안에 이어 내놓는 ‘최경환류(流) 경제활성화 정책’의 완결판 성격도 띠고 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 등의 여파로 ‘경직성 경비’인 복지 예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다보니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는 내년 총 지출 규모를 올해 대비 20조2000억 원 늘어난 376조 원으로 제시했다. 증가 폭만 따지자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 발표한 중장기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12조 원 늘리기로 계획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조 원가량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 셈이다.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한 번 더 편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요컨대 내년 총지출 규모는 당초 계획한 1년치 예산과 한 번의 추경을 합친 분량에 가깝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째 세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내년 세입 예산은 현실화했다. 내년 총국세 전망치는 221조5000억 원으로 기존 계획상의 234조5000억 원에서 13조 원 정도 낮춰 잡았다. 내년 예산 편성의 전제인 경상성장률도 6.0%(실질 경제성장률 4.0%+물가지수인 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 2.0%)로 낮춰 잡았다.

내년 예산이 확장적으로 편성되기는 했지만 실제로 경기 부양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예산의 30%를 돌파하는 등 ‘경직성 경비’의 지출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당초 줄이기로 했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내년에 3% 증가시켜 경기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내년 예산을 확장적으로 편성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액이 33조 원으로 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1%(33조6000억 원)로 높아진다는 점은 정부의 부담이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3조2000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GDP대비 국가채무비율도 내년에는 35.7%로 사상 최고치로 치솟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현 시점에서 재정 지출을 늘려야 ‘경제활성화→가계소득 증대→세수 확대→재정 건전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세계 각국이 경기 침체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적자가 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계속 줄여 균형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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