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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낙찰받음에 따라 이르면 2020년 한국판 ‘아우토슈타트’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그룹 본사로 사무동과 출고센터, 호텔, 자동차 테마파크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자동차 복합공간이다.

18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낙찰받은 한전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를 추진, 이곳에 초고층 건물 두 채를 지어 자동차 부문 계열사를 모두 입주시킬 계획이다. 현재 현대차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는 건물이 협소해 5개 계열사 직원 5300명 정도만 입주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건물은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서 가장 높게 짓는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목표로 알려졌으며, GBC의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될 사무동 건물은 100층 이상으로 건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계획이 무산되기는 했지만 현대차가 서울 뚝섬 GBC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도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 110층 건물을 짓겠다고 서울시에 신고했지만, 층수 제한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국내 최대·최고의 자동차 회사가 한전 부지를 인수하게 된 만큼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라 할 수 있는 자동차 테마파크도 이곳에 조성될 계획이다.

독일 관광청이 독일 10대 관광명소 중 하나로 선정한 아우토슈타트에는 연간 외국인 20만 명 등 250만 명이 방문한다. BMW도 독일 뮌헨에 4기통 엔진을 형상화한 대형 빌딩을 세웠고, 주변에는 박물관 등이 들어선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50여 년 전에 이미 자동차박물관을 세웠다.

현대차가 추진할 자동차 테마파크에는 자동차박물관, 브랜드 전시관, 친환경차와 스마트카를 포함한 미래 자동차 전시관, 안전운전 체험관, 어린이 체험관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화시설로는 한류 전용 공연장과 전시장, 옥외 공연장, 소규모 방송국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컨벤션센터와 국내 최고급 수준의 호텔도 짓는다. 또 서울시가 한전 부지와 코엑스를 지하로 이을 계획을 세운 것에 따라 현대차는 한전 부지 지하를 쇼핑몰로도 개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연간 1조3000억 원이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BC를 지으면 그룹이 해외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국내로 끌어올 수 있어 경제적 부가가치도 적지 않을 것으로 현대차 측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해외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7만∼8만 명 수준으로, 2020년에는 1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해외 인사가 3박 4일로 방한해 1인당 평균 1300만 원(항공료 및 숙박비 포함)을 쓴다는 가정 아래 이같이 추산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