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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요계는 ‘골라 듣는 재미’가 있다. 7, 8월 여름 성수기 동안 아이돌이 한바탕 쓸고 간 가요계는 9월 비수기로 접어들며 복귀한 가수들의 신곡보다는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영화 ‘비긴 어게인’의 OST,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에서 소개된 노래들이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하지만 숨 고르기를 마친 10월 가요계는 대형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을 선언해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문화 대통령’이라 불리는 가수 서태지가 복귀한다. 5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서태지는 10월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컴백 공연 ‘크리스말로윈’을 개최한 후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간다. 서태지는 이 자리에서 9집 정규앨범을 최초로 공개하고 데뷔 22주년을 맞아 ‘하여가’ ‘컴백홈’ 등 그의 히트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태지와 맞불을 놓는 주인공은 ‘월드스타’ 싸이다. 그는 10월 신곡 ‘대디(Daddy)’를 발표한다. 지난 6월 세계적인 래퍼 스눕독과 호흡을 맞춘 ‘행오버(Hangover)’로 워밍업을 마친 싸이는 당초 9월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늦어지며 서태지와 맞닥뜨리게 됐다. 19일 개막하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 무대를 준비 중인 싸이는 이 행사를 마치는 대로 신곡 작업을 마무리한 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패밀리콘서트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두 거물의 대항마도 10월을 정조준하고 있다. 발라드 강자로 분류되는 김동률 역시 3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다.

그는 소속사를 통해 “모든 앨범 작업이 끝났다.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이번 앨범은 여러 가지 면에서 더 힘들었고, 그래서 애착이 갈 것 같다”며 “앨범에 관한 개인적인 감상과 구체적인 이야기는 차차 들려드리겠다”고 신보 작업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듣는 음악’으로 승부하며 음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김동률이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10월 대전’에서 최강자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전망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15일 판매를 시작한 김동률의 컴백 콘서트 티켓은 창구가 열린 지 2분 만에 3600석이 모두 팔려나가며 그에 대해 대중의 기대치를 반영했다.

거물들의 틈바구니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아이돌도 있다. 그룹 비스트가 10월 16일 데뷔 5주년 기념일에 맞춰 새 앨범을 발표한다. 10월 서태지, 싸이 등의 컴백이 예고돼 맞대결을 피하며 신보 발매 시기를 늦춘 팀들이 있는 반면 비스트는 정공법을 택했다.

하지만 서태지, 싸이, 김동률의 팬층이 30대 이상에 몰려 있는 반면, 10∼20대 초반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비스트가 오히려 틈새시장을 공략해 크게 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스트는 6월 ‘굿 럭’을 발표한 후 불과 4개월 만에 컴백한다. 게다가 8월에는 단독 콘서트까지 진행했다. 이 때문에 비스트의 잰걸음의 배경을 궁금해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에 대해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데뷔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컴백일과 데뷔일을 맞췄다”며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 국내 팬들을 먼저 챙기는 것이다”고 전했다.

의외의 복병이 등장할 수도 있다. 4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MC몽이 7월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튼 후 9, 10월 컴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미 9월 중순을 넘겼기 때문에 MC몽의 컴백은 10월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가요계에 복귀하는 것인 만큼 앨범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어 정확한 컴백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MC몽의 음원이 강세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가 10월 가요계의 판도를 뒤흔들 조커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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