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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역사와 100% 롱텀에볼루션(LTE) 그리고 아이폰.’

드디어 LG유플러스가 아이폰을 품에 안았다.

애플은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공개 행사를 열고 제품을 판매할 전 세계 200여 개 이동통신사 명단을 발표했다.

국내 이통사 중에는 SK텔레콤, KT와 함께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LG유플러스의 아이폰 출시는 KT가 지난 2009년 아이폰을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한 이후 5년 만이다.

LG유플러스의 아이폰 출시가 가능해진 이유는 애플이 아이폰6부터 LTE 네트워크를 통한 음성통화를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가장 최근 출시했던 아이폰5S에서도 음성통화의 경우 3G만 지원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예나 지금이나 3G 음성통화 네트워크가 없다. 애플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이통사들이 3G를 거쳐 4G LTE로 넘어가는 상황을 고려한 국제 표준에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왜 남들 다 있는 3G 음성통화 네트워크가 없을까. 여기에는 LG유플러스의 ‘흑역사’가 숨겨져 있다. 지난 2006년 정부는 2G(CDMA)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3G로 넘어가기 위해 국내 이통사들에게 유럽식인 WCDMA와 미국식인 IMT-2000 사업권을 할당키로 했다. SK텔레콤과 KT, 그리고 당시 LG텔레콤은 모두 WCDMA를 희망했지만 LG텔레콤만 탈락, SK텔레콤과 KT가 3G WCDMA 사업자로 선정됐다.

두 가지 기술 방식을 같이 끌고 가길 원했던 정부는 LG텔레콤에게 향후 주파수 사용 대가 할인 등의 혜택을 약속하며 IMT-2000 서비스 사업권을 부여했다. IMT-2000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 CDMA 기술을 기반으로 한 3G 기술이었다.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사장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글로벌 시장의 대세가 WCDMA로 기울었다는 점이었다. 퀄컴에서 IMT-2000 관련 칩 개발을 포기하는 등 LG텔레콤 입장에선 칩, 단말기, 장비 등이 없어 사업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결국 LG텔레콤은 그해 IMT-2000 사업권을 반납하고, 사업권을 포기할 시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야 한다는 법에 따라 당시 남용 사장이 퇴임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3G 시절 LG텔레콤이 경쟁사와 달리 이른바 2.5G 기술로 불리는 CDMA2000으로 버텨야 했던 이유다. 이미 대세가 WCDMA였기 때문에 단말기 수급과 해외로밍이 어려웠지만 방법이 없었다. ‘IMT-2000을 끌고 갔더라면 회사 자체가 없어졌을 것’이라는 평가는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당연히 아이폰도 물건너가게 된다.

이 같은 흑역사는 LG유플러스가 ‘100% LTE’라 불리는 기술을 개발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부분 이통사들은 현재도 데이터는 4G LTE, 음성통화는 3G를 각각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3G 음성통화 네트워크가 없는 LG유플러스는 음성까지 LTE를 사용하는 기술을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게 된다.

이 같은 기술은 기존 3G 통화에 비해 통화 연결 시간이 빠르고 폭넓은 가청 대역을 이용해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고품질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앞선 기술임에도 불구, 예상과 달리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5S가 이 같은 기술을 지원하지 않아 못다핀 ‘아이폰의 꿈’은 올해 아이폰6가 출시될 때까지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아이폰6가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이번 아이폰6의 출시를 계기로 LG유플러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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