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사퇴’ 논의 강기정·진성준·이인영·우원식·인재근·노영민(왼쪽부터)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사퇴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5일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자신의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박 위원장은 전날부터 이틀째 외부 접촉을 피하면서 모든 당직 사퇴뿐 아니라 탈당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특히 친노(친노무현)그룹과 강경파 의원들이 자신을 정치적으로 죽이기 위해 궁지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특별법 협상뿐 아니라 안경환 서울대·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구상을 좌절시킨 것도 이들 그룹들이 자신을 흔들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관리형’으로 생각했던 자신이 ‘혁신’을 추진하자, 친노그룹과 강경파들이 비토를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전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취소한 후 외부 접촉을 거의 끊고 탈당을 포함해 향후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전날 한 언론과 만나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에 대한 섭섭함도 강하게 표출했다. 박 위원장은 “아예 당을 떠나라고 하는 것 같고, 나를 죽이는 것 같다”며 “쫓겨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적으로 박 위원장이 탈당을 고민하는 것은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이 두 차례 당에서 거부되고,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이 좌절된 것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당 핵심 관계자들과도 연락을 끊고 언론을 통해 심경을 밝히는 것은 ‘탈당 고민’을 내비쳐 당의 반응을 살펴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고민해 왔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적인 탈당 검토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박 위원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안경환·이상돈 명예교수 영입을 좌절시킨 당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중도적이거나 보수 개혁적인 인사들을 영입해 당과 정치를 혁신하지 않으면 2016년 총선도, 2017년 대선도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의 탈당을 전제로 한 야당 분당설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박 위원장에 대해) 저도 상당히 부채의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현 야당이 바뀌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재건, 전 정권이 했던 의혹 비리 청산, 이런 부분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가지면 좀 작은 능력이라도 보태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