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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사진)가 중국 시장의 천장을 또 한 번 뚫었다.

비가 주연을 맡은 SBS 새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극본 노지설·연출 박형기·이하 내그녀)가 중국 동영상 업체 유쿠-투도우에 역대 최고가로 수출됐다. 회당 20만 달러(약 2억 원)로 16부작임을 감안하면 약 32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내그녀’ 이전까지 최고 몸값은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보유한 회당 12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였다. ‘내그녀’는 회당 무려 8만 달러(약 8000만 원)를 더 받으며 중국 내 한류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했다.

유쿠는 비의 스타성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비는 가수뿐만 아니라 드라마 ‘풀하우스’가 소개된 이후 배우로서도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게다가 ‘내그녀’는 비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드라마라 복귀 프리미엄이 붙었다. 또한 역시 중국어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이 여주인공으로 합류해 ‘내그녀’의 몸값을 높였다.

SBS 관계자는 “‘내그녀’를 구입하기 위해 중국 유수의 동영상 업체들이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송권료가 상승했다. 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과 시의적절한 비의 복귀 타이밍이 맞물리면서 역대 최고가로 수출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내그녀’는 한류의 기반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2년 전 배우 장근석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사랑비’가 회당 30만 달러(약 3억 원)를 받으며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일본에 가장 비싸게 팔린 드라마인 ‘쓰리데이즈’와 ‘트라이앵글’의 몸값은 회당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내그녀’는 이 수준을 크게 뛰어넘으며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속자들’이 회당 3만 달러에 수출된 것을 시작으로 ‘별에서 온 그대’ ‘쓰리데이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 ‘괜찮아, 사랑이야’의 전송권료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불과 1년 사이에 6배 이상으로 뛰었다”며 “당분간 중국 내 한류 콘텐츠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