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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명 이상 사업장은 2016년부터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되고, 2022년부터는 국내 전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된다. 신설 사업장의 경우 1년 내에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으면 과태료 등 벌칙을 받게 된다.

정부는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적연금 활성화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2016년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에 대해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한 뒤 2017년 300∼100명, 2018년 100∼30명, 2019년 30∼10명, 2022년 10명 미만 사업장까지 퇴직연금 가입 의무 사업장을 확대키로 했다.

또 신설 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1년 이내에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 벌칙 규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는 2012년 7월 이후 신설된 사업장은 설립 1년 내에 퇴직연금 도입을 의무화하되 도입하지 않을 경우 기존 퇴직금제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간주해 벌칙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30명 이하 영세사업장 대상으로 ‘중기 퇴직연금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 제도에 가입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재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재정 지원은 퇴직급여 적립금에 대한 10% 보조(월소득 140만 원 미만 근로자 대상), 자산운용수수료(0.4%)의 50% 지원 등이다. 근속 기간 1년 미만인 임시직 근로자도 퇴직 연금 가입 대상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2016년 7월부터 회사 밖에 기금을 설립하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에 신탁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은 기업과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업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해 연금자산을 운용·관리하는 ‘계약형’과 기금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는 대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구체적인 범위는 내년 상반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을 마련할 때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자동차 퇴직연금펀드’, ‘삼성 퇴직연금펀드’ 등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사적연금의 장기 보유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개인연금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운용수수료를 할인해 주고, 퇴직연금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도 올 12월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또 기업의 파산 등에 따라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근로자가 받을 연금 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DB형) 사외적립비율을 현재 70%에서 2020년 이후에는 100%까지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퇴직연금 도입 확대로 향후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벌써부터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퇴직연금 의무 도입 확대에 따라 가뜩이나 경영 환경이 팍팍한 상황에서 기업의 부담이 커져 경제 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