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탄소 배출권거래제도와 관련, 배출권이 업종별로 잘못 할당되거나 너무 적게 할당돼 재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온실가스배출거래제 도입 합리적 대안’ 토론회를 열고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문제와 구체적인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주제토론자로 참석한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지식기반에너지대학원장은 “배출권거래제를 총량 배출목표 할당으로 시행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발전부문은 전력수요에 따라 의무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고 총량 배출 목표를 준수하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강 원장은 또 “국내 관련 거래제 시장 참여자의 수가 500개 업체 이내로 너무 적어 시행 초기에는 배출권거래가 미미할 것”이라며 “규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그나마 잉여배출권이 있는 기업도 초기에는 판매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해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희찬(경제학) 인천대 교수도 “정부의 (배출권)할당계획안은 2009년 과소 전망된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그대로 적용해 배출량을 할당함으로써 과도한 산업계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발전, 철강, 석유화학 등 17개 주요 업종의 예상배출량에서 감축률을 적용해 산정한 요구량과 정부의 1차 계획기간(2015∼2017년) 중 할당계획안의 할당량 간 차이는 2억8000만t으로 업계 요구량보다 16%나 부족한 상황이다.

이를 유럽연합(EU) 배출권 평균 가격인 2만10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산업계는 최소 6조 원을 추가부담하게 되고, 배출권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입하지 못해 정부의 과징금을 맞게 되면 추가부담액은 28조5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한편 유상희(경제학) 동의대 교수는 “배출권거래제를 통한 온실가스 저감투자 촉진은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녹색산업이 성장 모멘텀을 갖게 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할당 총량의 조정보다 적절한 예비분의 확보를 통해 거래시장의 활성화와 안정화를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