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8월 초 여름휴가 시즌 이전에 임금단체협상이 마무리되던 조선업계도 통상임금 등의 이슈에 발목이 잡혀 임단협이 지연되고 있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 가운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곳은 대우조선해양 1곳뿐이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결과는 조선업계의 ‘바로미터’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강성노조 집행부 출연과 통상임금, 정년 연장 등 노동계 현안까지 더해져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중공업은 여름휴가 전인 7월 17일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올해는 5월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한 후 지난 20일까지 28차에 이르는 교섭을 진행하고도 노사간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통상임금 적용범위 확대를 비롯해 ▲기본급 인상 ▲성과급 추가 ▲호봉승급분 인상 ▲임금 삭감 없는 정년 60세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협상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협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파업 감행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측은 상반기에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한 만큼 노조 측의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의 임단협 협상 지연은 굉장히 오래간만에 발생한 상황”이라며 “올해 임단협은 언제 마무리될 수 있을지 현재로써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진통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및 상여금 인상 ▲직급 수당 신설 ▲근속휴가 및 휴가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의 경우 8월 1일 임단협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같은 날 오히려 노동자협의회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여 쟁의행위를 가결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경우 통상임금에 대해서는 법원 소송의 판결 결과를 지켜본 뒤 논의하자는데 노사 간 합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