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13일 처리키로 합의한 ‘세월호특별법’이 세월호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여부에 따라 ‘물 건너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은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청문회 증인 채택을 사실상 ‘패키지’로 묶어놓은 상황이다. 특별법 처리의 선결조건으로 여당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청문회 출석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인 채택이 불발될 경우 특별법 처리와 관련된 여야 합의 자체가 ‘파투’가 날 가능성이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새누리당이 무슨 근거로 김기춘 (청와대)비서실장,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실장,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에 대해서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하겠다는 것인지 여기에 대한 입장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청문회 진행이 안 되면 진상조사위원회로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한 “특별법 협상은 패키지”라며 “본질적 내용이 남은 정책위의장 협상이 종결되지 않으면 합의는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여당이 이들 3인에 대한 청문회 출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의 근거가 되는 특별법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세월호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건 패키지 사항이 아니다”며 “18∼21일 실시하기로 한 청문회는 그대로 실시하고 그 대신 쟁점이 되는 증인 문제는 더 협의를 해서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의 출석에 대해서 “정치쟁점화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날 오전 예정된 간사 간 회동도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7일 여야 대표 합의사항은 모두 한 묶음이다. (새정치연합) 의총에서 추인받을 때에는 한 묶음으로 추인된다”며 청문회 증인 협상 없이는 당내 추인도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 증인 채택이 불발될 경우 18일부터 4일간 열 예정이었던 청문회 개최도 불투명해진다. 국회법상 청문회 출석 7일 전까지는 증인에게 출석 요구서가 송달돼야 하기 때문에 청문회 첫날 증인을 부르기 위해선 늦어도 11일에는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 명단을 의결해야 한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