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강경파 의원들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특검 추천권을 세월호 진상규명위원회가 가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합의한 대로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이 추천돼 임명될 경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미흡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특검이 지금까지 11차례 진행됐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원하는 만큼, 속시원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새정치연합 강경파와 일부 유가족들의 특검 추천권 요구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의 수사’ 및 ‘감사원의 감사’라는, 정부 차원으로 진행돼온 진상규명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331명이 입건됐고, 이 중 139명이 구속됐다. 세월호 사고와 직접적 책임이 있는 선장과 선원, 선주회사 임직원 및 실소유주 일가, 안전감독기관 관계자 등 모두 121명이 입건돼 이 중 63명이 구속됐다. 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실소유 재산과 차명재산 등도 동결·압류됐다. 감사원이 특별 감사를 벌여 세월호 사고 발생 초기 해양경찰청 부실 대응 등을 파헤쳤다. 역대 사고 가운데 최대 규모의 공권력이 동원된 것이다.

경찰, 검찰과 감사원에 이어 진상위가 추천권을 갖는 특검이 세월호 참사를 또다시 수사해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는 한 ‘수사-의혹 제기-갈등-불신 팽배’ 등의 악순환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