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및 새정치민주연합 내 강경파들은 세월호특별법 관련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은 특별법에 따라 구성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최소한 특별검사 추천권을 야당과 유가족이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현행 법 체계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또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해도 여당에 편향된 인사가 특검에 임명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도 없다.

우선 새정치연합 내 강경파들은 최소한 특검추천권을 야당 및 유족들이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에서 특검 추천 관련 조항을 별도로 만든다면 특별법이 일반법에 우선하기 때문에 야당과 유족들이 특검추천권을 가져도 법 구조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는 여야 합의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많다. 상설특검법이 지난 6월 시행에 들어간 상황에서 처음부터 예외 사례를 만드는 것은 상설특검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다른 사안의 경우에도 특검추천권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특검추천권을 야당과 유가족이 가지는 것 역시 크게 보면 ‘자력구제금지’ 원칙에 배치될 수 있다.

또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추천하면 중립적인 인사가 임명될 수 없다는 것은 섣부른 예단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특검추천위는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과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법무부 차관과 여당 추천 인사 3명은 여당 성향, 야당 추천 인사 2명과 대한변협 회장 등 3명은 야당 성향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대한변협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야당과 유가족 측 입장에 주로 서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법원을 여당에 편향됐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추천위원 구성이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면 이 법이 어떻게 국회를 통과했겠나”라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그 뜻을 받드는 초강경파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자력구제금지라는 형사법의 원칙을 벗어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권·기소권 문제와 관련, “피해자가 가해자를 재판하고 재단할 수 없도록 한 자력구제금지라는 형사법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조사위라는 민간기구에 국가권력에 해당하는 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