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의 글로벌 조세 회피 전략인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Dutch Sandwic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다국적 정보기술(IT)업체들은 국가별로 각기 다른 세금(특히 법인세) 체계를 절세에 활용하고 있다.

자회사들의 소재지를 저세율인 국가나 조세피난처에 두고 교묘한 거래를 통해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받거나, 사실상 거의 세금을 내지 않는 합법적인 절세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FT) 등 해외 언론도 이 문제를 집중 부각시켜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만 해도 오는 9월 다국적 기업의 지식재산 거래에 대한 과세 강화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요리의 이름처럼 들리는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는 ‘2개의 아일랜드 회사와 그 중간에 1개의 네덜란드 회사’라는 뜻이다.

구글은 미국 본사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한 지식재산권을 아일랜드 소재 자회사(S1)에 헐값에 넘긴다. S1은 다시 아일랜드 자회사(S2)와 네덜란드 자회사(D)를 세워 글로벌 영업을 한다. D는 S1과 S2 사이의 지적재산권 사용료(로열티)를 중계하는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다.

실제로 구글의 상품과 소프트웨어를 전 세계에서 팔고 수익을 거두는 회사는 S2이다. 그러나 S2는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로열티로 S1에 지급한다. S1은 아일랜드 세법상 버뮤다 회사이다. 버뮤다는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없는 조세천국이다. 결국 구글의 1년 수익 중 해외분 80%는 버뮤다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미국·아일랜드·네덜란드 정부는 구글로부터 매우 적은 세금을 거두는 데 그치고 만다. 구글이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 등 다른 나라들에서도 마찬가지다. 법인세율은 미국 35%, 한국 22%, 아일랜드 12.5%이다. 그러나 구글의 2007∼2009년 해외 유효세율은 2.4%에 불과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