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에볼라 출혈열은 현존하는 감염병 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 감염병이다. 감염증상이 나타나면 10일 이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지만, 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가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력이 약해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판데믹)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우주(감염내과) 고려대 교수는 1일 “치명적인 감염병의 기준은 전염력과 치사율로 판단할 수 있는데,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할 만큼 높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괴질바이러스의 일종으로 1976년 독일의 미생물학자가 아프리카 콩고의 에볼라강에서 발견해 이름이 붙여졌다. 김 교수는 “감염되면 전신에 출혈이 나타나면서 면역체계가 파괴되고 1주일에서 10일 사이에 쇼크나 혼수, 출혈 등으로 사망할 정도로 진행이 빠르다”며 “치료제가 없어 환자가 발생하면 철저히 격리해서 2차 감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감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김 교수는 “올해 2월부터 6개월 동안 아프리카 4개국에만 발생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가 환자의 침이나 가래, 설사, 분비물을 통한 접촉전염이기 때문에 호흡기로 전염되는 신종인플루엔자처럼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가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전염성이 없는 것도 전파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잠복기가 길어 각 국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나타날 수는 있다. 김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짧게는 1∼2일의 잠복기를 가지고 있지만 길게는 3주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서부지역에 있다가 귀국한 뒤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