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기부금 불법모집 행위로 고발된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현행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해당 관청 역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엄격한 법 잣대로 이들을 단죄할 경우 자칫 기부문화 확산을 위축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25일 검찰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현행 기부금모집에관한법률 제4조 1항에는 ‘1000만 원 이상의 금액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려는 자는 모집·사용계획서를 안행부 장관 또는 특별시장 및 각 시도지사에게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고발인 정모 씨로부터 법위반으로 고발된 단체는 30여 개에 달하며 피고발인만도 78명에 이른다. 이 중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아름다운재단 이사를 맡았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포함돼 있다. 안행부 측은 기부를 받기 위해선 최소한 기부내용의 등록 및 신고를 하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기부를 받는 사회단체들이 법 위반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검찰도 처벌 수위를 두고 고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무작정 법 위반이라고 처벌하게 되면 우리 사회 기부문화가 위축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