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새누리당의 젊은 광역단체장들의 ‘정치 실험’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야권과의 극심한 대립 대신 협력과 합의를 핵심으로 하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聯政)’, 원희룡 제주지사의 ‘협치(協治)’는 7·30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체적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여야 모두 이런 행보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다. 특히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의 대권 도구화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견제심리가 적지 않아, 연정과 협치가 지속적인 정책으로 자리 잡을 지는 미지수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회(경기연정 정책협의회)’에서 정책 합의를 사실상 마치고 마지막 검토 작업에 있다”며 “이후 사회통합부지사를 야권 인사가 맡는 등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소통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기도 내 새누리당 의원뿐 아니라 협상에 임하고 있는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에게서도 진정성과 (연정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도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협치는 관 주도의 행정에 민간의 참여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미 제주시장 자리에 시민단체 대표를 지명하는 등 문화 분야나 도심 재생 등 민간이 앞서갈 수 있는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존재한다. 특히 야당 내에서도 자칫 여당 지사의 정치적 입지만 강화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남 지사나 원 지사 모두 ‘큰 꿈’(대권)을 꾸고 있는 정치인 아니냐”라며 “내부적으로 별다른 성과 없이 이용만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 새누리당 의원도 “자신들의 고유한 정치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협치는 모든 분야에 반영될 시대 정신으로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지사 측도 “독일의 연정처럼 공식 테이블에서 못하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창구들이 여러개 생기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