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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에 시달려온 건설업계가 입찰 담합에 대한 제재 중첩까지 겹치면서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문화일보 7월 14일자 18면 참조)

공정거래위원회의 입찰 담합 조사와 과징금 폭탄, 입찰참가 제한을 받는 부정당(不正當)업자로 지정한 데 반발한 가처분 신청, 발주기관의 입찰 담합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으로 경영여건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건설공사 입찰 담합 근절 및 경영위기 극복 방안 토론회’에서도 공정위의 입찰 담합 조사와 과징금, 부정당업자 제재, 발주기관의 손해배상 소송 등에 대해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신현윤 연세대 부총장은 “과거에 이뤄진 불특정 다수의 공공사업 입찰 담합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조사와 행정처분, 이어지는 검찰 수사와 재판, 발주기관들의 부정당업자 제재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으로 건설사들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입찰 담합 사건 일괄조사와 (행정 조치) 처분 유예로 건설사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수(법학) 명지대 교수는 “부정당업자 지정과 입찰참가 자격제한은 중복적인 데다 절차적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며 “정부 규제기관 간의 충돌 조정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건설사 임원은 “과거 정부의 강권으로 국책사업에 참여한 게 많은데 사실상 담합을 부추긴 정부는 뒤로 빠지고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사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입찰 담합) 책임을 묻고 있다”며 “앞으로 어느 회사가 수익성이 적은 공공공사에 입찰하겠느냐”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