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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야당을 몰아치는 큰 축으로 삼았던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을 후보에 대한 공격 전략을 수정했다.

당 차원에서 추가폭로를 이어가는 ‘직접공세’를 계속하는 대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국세청·검찰에 대해 조사와 수사를 촉구하고 권 후보의 불법성보다는 부도덕성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외곽을 때리는 우회 타격술’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는 그간 권 후보의 재산 신고 축소 의혹 등 여러 의혹을 집중 부각하면서 ‘권은희 쓰나미’가 이미 광주에서 북상해 수도권 재·보선 전 지역에 그 영향을 미쳤고, 이제 주요 전략지역에서 ‘권은희 약발’을 써먹을 만큼 써먹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계속 직공을 퍼부을 경우 새정치연합이 여당 소속의 다른 재·보선 후보들의 재산 신고 문제를 유사 사례로 들어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은 권 후보처럼 비상장 주식 가치를 액면가로 계산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 신고를 한 새누리당 후보들과 핵심 의원을 지목해 역공에 나서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22일 대전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당 지도부들은 권 후보에 대한 직접 비판에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전략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우리가 (권 후보를)더 밀어붙이면 오히려 재·보선 현장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면서 “당이 앞장서서 판을 더 벌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권 후보에 대한 공세를 다른 방법으로 이어가고 있다. ‘차도살인(借刀殺人)’, 즉 ‘남의 칼로 상대를 꺾는’ 전법인 것이다. 이 맥락에서 여당은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재산 축소 신고 의혹’ 조사를 요구하고, 국세청에는 ‘탈세 의혹’ 조사를, 검찰에는 탈세 수사를 촉구하는 식으로 우회 타격에 나섰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일단 선관위에서 말한 것은 비상장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하는 건 적법하다는 뜻이고, 지금 문제된 건 그걸(불법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자신들(권 후보 부부)이 실제 소유하면서도 소유하지 않은 양 (재산신고에)표시하고, 회사 명의의 부동산에 자신들이 전혀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고 거주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이렇다면 상당히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고 압박했다.

이어 그는 “(수사 외압 폭로를 입증하기 위해)법정에서 증언한 게 사실상 거짓말로 드러났고 그 이전에 위증 교사 의혹, 석사 논문 표절 문제, ‘출마 위해 말바꾸기’ 등 거의 거짓으로 일관된 행태가 드러났음에도 마치 시대의 양심인 양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면서 “(권 후보가)거짓말 챔피언이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