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 복합 강연 시설에서 ‘설득의 정석’ 저자 황현진 씨가 웅진코웨이 중간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소통의 기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꿈과 희망을 주는 강연 콘텐츠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장되고 더 다양한 계층에까지 영감을 줘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micimpact)의 복합 강연문화 시설에서 만난 한동헌(33) 마이크임팩트 대표는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정신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 또한 많아진다”며 “마이크임팩트는 꿈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진 분들이 강연을 통해 정신적 충족과 삶의 에너지를 다시 얻어 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마이크임팩트는 스토리와 지혜가 담긴 강연을 통해 세상에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한다는 사회적 목적을 가진 국내 최초의 강연문화 사회적기업이다. 2010년 1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딘 마이크임팩트는 그동안 강연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사회적 가치 추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듣고자 하는 강연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해 대중적인 인기도 얻었다. 현재까지 120만 명이 마이크임팩트의 강연을 들었고, 3000명 이상의 명사가 마이크임팩트 강연의 네트워크에 올라 있다.

마이크임팩트는 개그맨 최효종 씨와 안상태 씨,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 가수 성시경 씨 등 각계의 명사들을 강사로 초청해 젊은층을 대상으로 ‘열정락서’ 토크콘서트를 연다. 또 세계적인 협상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와튼스쿨 교수와 ‘소유의 종말’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 와튼스쿨 교수를 초청해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와 철학자 강신주 씨는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주제로 ‘창의융합콘서트’를 가졌다. 마이크임팩트가 지난 5년간 진행한 강연은 2000회가 넘는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 사회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토크콘서트와 강연문화는 마이크임팩트가 그 틀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8세의 나이 때 마이크임팩트를 창업한 한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 근무하면서 인적 가치를 어떤 식으로 분석해낼 수 있는지 남다른 고민을 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인재가 조직이나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임팩트의 총합이 곧 인적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경제불황과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우리 사회 인적 자원이 돼야 할 수많은 청춘들이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누군가의 강연을 통해서 영감과 위로를 얻는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며 “이런 생각으로 2009년 회사생활을 하면서 11명의 명사를 초청한 ‘청춘콘서트’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었던 게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당시 청춘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자는 생각이었지 이를 사업으로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한다. 일반 회사원이었기 때문에 우리 사회 명사를 어떻게 초청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는 초기 유명 인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청춘콘서트의 의도를 설명하고 참석을 부탁했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화답했다고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모델 장윤주 씨, 개그맨 노홍철 씨 등이 당시 청춘콘서트에 강사로 참여했던 인물들이다. 첫 강연은 청춘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얻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강연전문 사회적기업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마이크임팩트의 강연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얻고, 정신적 빈곤을 치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전국의 군부대를 방문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군인의 품격’은 군인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기획된 강연이다. 한 대표는 “군인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제대’라고 답했다”며 “제대를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군대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강연 취지에 동감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 혜민 스님, 김지윤 연애학 강사 등의 명사들이 ‘군인의 품격’에 동참했다.

마이크임팩트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도 사회적기업의 모범이 되고 있다. 연간 2000회가 넘는 공연 중 20∼30%가 무료로 진행돼 저소득층에도 수강의 기회를 열어 놓는 한편 강의마다 참석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한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이 기반이 돼야 사회적 가치 추구도 가능하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받되 최대한 의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지속가능한 기업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