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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취임사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향후 경제정책방향은 적극적인 재정확대를 통해 가계와 기업 등에 돈을 풀어서 경제의 성장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가계부채의 악화를 방지하는 한편, 소비를 포함한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핵심적인 내용이다.

◆적극적인 재정확대=정부는 올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하반기가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추경을 편성해도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 경제를 활성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기금과 정책금융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공급하는 ‘재정 보강 정책’을 실시해 경기 급락을 막기로 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 기금과 정책금융 등을 통해 재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은 정공법이 아니라 ‘일종의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 사내유보금 강제적으로 추진 안 해=최 부총리는 최근 일각에서 거론된 바 있는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임금, 배당 등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하면서 강제적으로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그는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투자, 임금, 배당 등으로 흘러가도록 과세나 인센티브(혜택)를 주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방안이 강제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이며, 사내유보금을 임금, 배당 등으로 돌리는 기업에 세액공제나 금융 혜택을 주는 방안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신용보증과 무역보험 지원 금액을 올 하반기에 대폭 늘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와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는 법인세 과표구간 조정 등을 통한 증세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분명히 밝혔다.

◆가계소득 확대=‘최경환표 경제 정책’의 핵심 중의 하나가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대 방안이다. 최 부총리는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임금 인상 등을 통해 가계로 흘러들어가는 방안 외에 다른 수단을 통해서도 가계의 재산 증식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1800만 명의 3분의 1인 약 600만 명이 비정규직”이라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는 민생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또 “비정규직과 소상공인 등의 경제활동에 온기가 돌아야 국민들이 경제 회복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는 현재 ‘저성장의 함정’ ‘거시경제 축소 균형의 함정’ ‘성과 부재의 함정’에 빠져 있다”며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경제 주체들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