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최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밀항 여부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밀항 정황이나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경은 유 전 회장이 국내에 있다고 보고 오는 22일 구속영장 기한 만료와 상관없이 현재의 ‘총력전’ 체제를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등 일선 검찰청에서는 최근 밀항 브로커들의 통신 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유 전 회장 측 인사들과의 접촉 여부를 확인했다. 경찰도 제보 등을 바탕으로 밀항 브로커들의 통신 내역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경은 아직 유 전 회장 측과 밀항 브로커의 통신 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다. 검·경은 관련 당국의 협조를 얻어 유 전 회장의 해외 체류 흔적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에 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모두 점검을 했지만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봤을 때도 밀항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밀항 가능성이 있는 루트를 모두 감시했고,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의 DNA가 나온 점도 국내 체류 가능성이 높은 근거다.

검·경은 13일 인천지검에서 임정혁 대검찰청 차장검사 주재로 종합점검회의를 열고 유 전 회장 검거를 위해 추적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가용 인력을 계속 총동원하기로 했다. 현재 유 전 회장 검거를 위해 검찰 110명, 경찰 2600명 정도가 투입돼 있다.

김병채·정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