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평남 온천군에서 발굴된 고구려 시대 소금생산 유적지 모습.

최근 북한 지역에서 소금생산 유적이 발굴됐다. 지난 2012년에 한반도 최초로 발견된 평안남도 남포시 온천군에서 나온 두 번째 성과다.

당시 발굴된 것은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나 이번에는 4세기 중엽 고구려 시대의 유적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같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소금 생산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소금생산 유적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다수 존재하지만, 아직 남한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고구려에서만 소금을 생산하고, 백제와 신라는 하지 않았던 것일까.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북한 평남 남포시 온천군에서 고대 소금 생산 유적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은 서해와 접해 있으며 지금도 소금 생산 시설인 귀성, 광양만, 금성, 은하 제염소가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의 연구진이 조사·발굴한 이 유적은 고구려 시기의 바다소금 생산유적으로, 주변 지층의 염도가 매우 높고 두꺼운 재층이 깔려있다. 통신은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도랑이 형성된 것은 이 유적이 당시에 바닷물로부터 소금을 생산하던 시설이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준다”고 조사단의 말을 인용했다. 또 “유적에서 질그릇과 벽돌도 발견되었는데, 4세기 중엽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온천군에서는 2012년에도 신석기나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금 생산 유적이 발굴된 바 있는데, 이는 한반도 최초의 소금생산 유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한상(역사문화학) 대전대 교수는 “남한 지역에도 분명 소금생산 유적이 분포하고 있을 것이다. 예부터 소금 사용량이 많았는데,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했을 리가 없다”고 전한다. 이 교수는 “그러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이는 학계의 미스터리이자 숙제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간혹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서해안 인근 소금생산지가 물에 잠겨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역사시대에 과연 해수면 변동이 얼마나 있었을까 하는 것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