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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 안나 가발다 지음, 정미애 옮김 / 문학세계사

주민이 3000명도 안 되는 외딴 시골 마을 중학교에서 만난 소녀 빌리와 소년 프랭크의 우정을 다뤘다.

언제 손찌검을 날릴지 모르는 아버지와 매정한 새엄마 곁에서 자라는 가난한 집시 집안 출신의 빌리, 우울증을 앓는 엄마와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권위주의적인 아버지에 눌려 사는 프랭크. 이 둘은 상처를 안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아웃사이더들이다. 하지만 문학수업에서 알프레드 뮈세의 희곡 ‘사랑을 가지고 장난치지 마세요’의 남녀 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마음을 열게 되고, 아픔을 보듬으며 함께 성장해나간다. 빌리는 술과 매춘으로 방황하지만 인정받는 플로리스트가 되고, 게이인 프랭크는 집안 강요로 했던 법 공부를 때려치우고 본래 꿈궜던 보석공예가의 길을 걷는다.

소설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4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야기 전개가 ‘별에게 전하는 빌리의 독백’으로 구성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라는 평이다.

저자 안나 가발다는 1999년 데뷔작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가 큰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무명에서 스타작가로 떠올랐고, 현재 프랑스에서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27개국에서 출간돼 180만 부가 팔렸다. 2004년 출간한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그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기록되며 37개 언어로 번역됐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