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국내 주요 사업장에서 줄줄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간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노사 진영 모두 임단협에 대한 지침을 내린 채 일전을 준비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올해 임단협은 통상임금 문제를 비롯한 굵직한 난제들이 많아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파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노사갈등’이 올 하반기 최대 경영 리스크(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경제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주요 경제단체 및 노동계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에서는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이 3대 핵심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19일 올해 임단협 대응방향 가이드를 발표한 대한상공회의소는 회원사들에 대해 통상임금 논의의 경우 임금구성 단순화, 임금체계 및 근무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맞서 노동계는 민노총 및 산하 산별노조별로 주요 현안들에 대한 공동 대응 방향을 정하고 협상에 나서고 있다. 노동계는 통상임금 산정 시 정기상여금은 물론 각종 수당을 포함시켜줄 것과 조건 없는 정년연장 관철, 임금 축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 등을 내세워 임단협 초기부터 강도높게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노사 간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지난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에 들어간 현대차의 협상 결과가 사실상 올해 임단협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사업장인데다 공통 현안인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근로시간 축소 등을 두고 양 진영 간 대리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제조업 분야 임단협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19일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4차 교섭에서는 회사 측이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노조 역시 요구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됐다. 본격적으로 밀고당기는 협상은 오는 7월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노사 모두 주요 현안들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의 경우 노조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드시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관철한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결과를 지켜본 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수용불가의 뜻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예년에는 7월 말이나 8월 초쯤 협상이 타결됐는데 올해는 쉽지 않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어 협상 장기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