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산하 28개 공기업(공사 및 공단) 가운데 18개 기관장이 해당 지자체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관피아(관료+마피아)’ 개혁이 국정 핵심 과제로 급부상한 가운데, 지방 공기업 역시 지방 정부 출신으로 ‘관피아 천국’이 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6·4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지자체장이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 임무를 시작하는 만큼 후속 공기업 인사 때 전문성을 보장하고 투명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 ‘광역시 산하 지방공기업의 경영-이사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등 7개 광역 지자체 산하 공기업 기관장 28명 가운데 64%(18개)는 해당 지자체 관료 출신이었다. 중앙 정부나 중앙 공기업 출신 인사는 6명(21.4%), 지자체장 측근이나 정치권 인사도 각각 1명씩이었다.

또 상임이사나 상임감사 2자리 가운데 1자리는 관피아가 차지하고 있었다. 28개 공기업 상임이사 및 상임감사(기관장 제외) 56명 중 해당 지자체 출신은 32명(57%)이었다.

보고서는 관피아 외에도 지자체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공기업 상근 임원에 배치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 2명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서울시설관리공단 상임감사로 재직 중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측근 인사는 인천환경공단에서, 강운태 광주시장의 측근도 광주환경공단에서 각각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자체장의 재임기간이 길수록 관피아가 지자체 산하 공기업(공사 및 공단) 임원 자리를 꿰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의 경우 산하 공단·공기업 12명의 임원 중 5명(42%)은 지자체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12년간 시장을 했다. 허남식 시장이 10년 동안 재임한 부산시는 45명의 공기업 임원 중 18명(40%)이 지자체 공무원이었다.

바른사회는 지방 공기업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임추위는 지자체장 추천 2명, 해당 공기업 이사회 추천 2명, 지방의회 추천 3명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자체장 추천 몫과 지자체장의 영향이 절대적인 공기업 이사회 추천 몫을 합하면, 과반이 넘는다.

즉, 임추위에서 지자체장의 뜻을 거스르며 전문성 있는 인사를 공기업 임원으로 추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