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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착한 기업의 이미지만 강조해서는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없습니다.”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커뮤니티와 경제’의 박철훈(사진) 경영지원팀장은 지난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기업이 사회적인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연구한 결과, 윤리성만을 내세워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와 경제는 대구·경북 지역의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조직을 지원하는 민간 재단이다.

박 팀장이 지난 5월 30일 열린 사회적기업학회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발표한 ‘사회적기업의 시장 여건과 경영성과 분석’이라는 논문은 우수 논문에 선정됐다. 논문은 지난해 대구·경북 지역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사회적기업에 대한 대중 소비자들의 인식을 다루고 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냐’는 질문에 ‘사회환원을 하는 기업’(24.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기업’(19.8%), ‘착한기업’(18.2%)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박 팀장은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제품에서 사회적기업 로고를 뗄까 말까 고민하고 있고, 실제로 로고를 떼고 나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사회적기업을 좋은 일만 하는 집단으로 생각하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전체 사회적기업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기업은 100원을 벌기 위해 117원을 쓰는 영업손실 구조를 갖고 있다. 그는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하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모든 사업이 그렇듯 초기 단계에서 열악하고 갈수록 사업이 안정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넘어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