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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에서는 견고한 지역주의의 벽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사를 쓰고자 했던 ‘아름다운 패배자’들이 돋보였다. 이들은 소속 정당의 텃밭이 아닌 불모지에서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 정치적인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후보 중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텃밭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 출사표를 낸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전이 돋보인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가 김 후보를 10%포인트 가량 앞서왔지만 부동층이 30% 가량 되고 김 후보가 막판 맹추격에 나서면서 야권은 조심스레 ‘대구의 이변’을 기대하기도 했다.

선거 결과 권 후보가 55.95% 득표율을 얻어 40.33%를 얻은 김 후보를 누르고 대구시장에 당선됐지만, 김 후보 측은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40%대 득표율을 기록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012년 총선 때 대구 수성구에서 40.4%의 득표율을 얻은 바 있다. 김 후보가 2016년 총선에 다시 도전할 경우 그 결과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호남에서는 전북도지사에 도전한 박철곤 새누리당 후보가 ‘반(反) 새누리당 정서’ 속에서도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선자인 송하진 새정치연합 후보의 득표율(69.23%)에 비해 한참 모자라지만 야권 후보인 이광석 통합진보당 후보(10.31%)의 2배 수준인 20.45%를 얻어냈다. 전남도지사와 광주시장 등 다른 호남 지역 새누리당 후보와 비교해볼 때도 의미 있는 수치다. 이중효 새누리당 전남지사 후보와 이정재 새누리당 광주시장 후보는 각각 9.55%, 3.4%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가 얻은 18.2%보다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당시에도 전북은 호남 3곳 중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던 곳이었다.

파란이 예상되던 부산에서도 결국 지역주의 벽을 깨트리지 못했지만 야권 후보인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49.34%를 얻어 50.65%를 획득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간발의 차이를 보였다. 오 후보는 새누리당의 아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에서 ‘비(非) 새누리당’(한나라당·신한국당 포함) 후보로서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영남에서 ‘제2의 노무현’을 꿈꾸며 경남도지사에 도전한 김경수 새정치연합 후보는 36.05%를 얻어 58.85%를 얻은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에 패했지만 의미있는 기록을 얻었다는 평가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