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가이드가 다루는 국가는 유럽이 단연 압도적이다. 가이드북이 소개하는 23개 나라 중에서 20개가 유럽국가다. 나머지 세 곳은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홍콩과 마카오)이 전부다. 한국편은 관광정보를 담은 그린북만 나와있고, 미식평가서인 레드북은 없지만 국경만 넘으면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점을 받은 한식당이 있다.

2014년판 각국의 미슐랭 가이드 레드북 전체를 통틀어 별점을 부여받은 한식당은 모두 6곳. 미슐랭 가이드 일본 도쿄(東京)편에는 도쿄 긴자(銀座)의 ‘모란봉’ 진구마에(新宮前)점과 시부야(澁谷)의 ‘윤가(尹家)’ 등 두 곳이 나란히 별 두 개를 받았다. ‘모란봉’은 북한 음식을 내놓는 식당으로 한정식, 구절판, 삼계탕 등을 주 메뉴로 하고 있다. ‘윤가’는 개업 7개월 만에 별점 두 개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물류와 한방재료가 들어간 간장게장, 비빔밥 등을 내는데 미슐랭 가이드에서 ‘자연과 조화된 한국요리를 오감으로 맛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슐랭 가이드 뉴욕편에서는 ‘정식(JUNGSIK)’과 ‘모모푸쿠 고(Momofuku Ko)’가 별 두 개, ‘단지(DANJI)’가 별 하나를 받았다. ‘정식’은 굴튀김, 멍게비빔밥 등을 세련되고 감각적인 차림새로 내는 레스토랑이고. ‘모모푸쿠 고’는 한국인 셰프 데이비드 장이 뉴욕에 시리즈로 연 5곳의 모모푸쿠 계열 식당 중 가장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다. 한식당이라기보다는 한국인 셰프가 지휘해서 푸아그라, 농어스테이크 등 서양식 스타일에 가까운 퓨전스타일의 요리를 내놓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퓨전 한식당 베누(BENU)도 별점 두 개를 받았다.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점을 받은 한식당 가운데 일부는 국내에 본점이나 지점 격의 식당을 운영하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과 같은 메뉴를 내놓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 별점 두 개를 받은 미국 뉴욕의 레스토랑 ‘정식’의 임정식 셰프가 미국 진출 전인 2009년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정식당’은 뉴욕 식당과 메뉴가 거의 같다. 일본 시부야의 ‘윤가’도 최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상남동에 ‘윤금재’란 이름의 식당을 냈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