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지방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들 중 일부는 분묘도굴·뇌물공여·횡령·사기에 심지어 음란물 유포 전과가 있는 등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단체장 후보는 ‘폭력’ 전과가, 교육감 후보는 ‘도로교통법 위반’ 전과가 가장 많았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별 전과기록을 분석해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우 전체 전과 건수는 157건이었고, 이중 폭력 전과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21건)-공무집행방해(18건)-업무방해(16건)-국가보안법 위반(16건)-교통방해(10건) 등의 순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로 출마한 61명 중 28명(45.9%)이 전과 기록을 신고했다.

교육감 후보의 경우 전체 전과 건수는 47건이었고, 도로교통법 위반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에는 집시법 위반(4건)과 건축법·국가공무원법위반·업무방해·일반교통방해·정보통신망(명예훼손, 음란물 유포)(이상 3건) 순이었다. 교육감 선거 출마자 72명 중 19명(26.4%)이 전과 기록을 공개했다.

각 정당별 당규를 보면 도덕성이 주요 심사기준으로 제시돼 있다. 새누리당 당규 제9조를 보면 부적격 기준으로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 ‘부정·비리 등에 관련된 자’ 등이 명시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규 제32조에는 지역구 후보자의 심사기준으로 ‘도덕성’이 포함돼 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전과기록을 보면 후보들의 심각한 도덕적 흠결이 눈에 띈다. 이광석 통합진보당 전북지사 후보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을 3차례 범해 각각 벌금 120만 원(1991년)·100만 원(2000년)·150만 원(2004년)을 부과받았다. 이성수 통진당 전남지사 후보는 폭력 관련 혐의만 7건(전과 건수로는 2건)이었다. 주종근 새정치당 제주지사 후보는 2008년 분묘도굴 혐의로 징역 4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일반 공직자보다 더욱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교육감 후보 중 일부는 도덕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정상범 대전 교육감 후보는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지난 2008년 벌금 100만 원 형을 받았다. 송인정 대구 교육감 후보는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에 사기 전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기 울산 교육감 후보는 뇌물 공여 전과가, 유홍렬 전북 교육감 후보는 업무상 횡령 전과가 있다. 교육감 후보는 정당 공천을 받지 않는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각 정당 후보자 심사기준의 주요 조건 중 하나인 도덕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