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 나서는 여야의 중앙당과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재정 대책이 불분명한 복지·교육 포퓰리즘 공약과 무분별한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 판을 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건설을 통한 내수 진작을 강조하는 여권에서는 부실한 SOC 공약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복지와 공공재를 정책 우선순위로 하는 야권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무상 복지·교육 공약이 넘쳐났다.

이 같은 결과는 문화일보가 ‘바른사회시민회의’에 의뢰해 20일 지방선거 정당별·광역단체장 후보별 공약을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만든 선거공약평가지표인 ‘SMART-PLUS’를 분석틀로 삼았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복지·교육 분야에서 포퓰리즘 공약으로 분류한 전체 28개 공약 중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약이 14개, 통합진보당 8개, 정의당 2개 등 야권의 공약이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새누리당의 공약은 4개(14.3%)에 불과했다. 통진당은 정당공약으로 ‘물·전기·가스 무상공급제’를 제시했다. 과소비 가구에 대한 누진요금제 적용, 기금 활용 등을 재원 대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묻지마식 SOC 공약은 여당에서 다수 제기됐다. 목표 달성 가능성이 불분명하거나 예산 조달이 불투명한 전체 SOC 예산 21개 중 새누리당 공약이 15개(71.4%)나 차지했다. 새정치연합 공약은 6개(28.6%)였다. 김형준(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선거 전에는 물론 선거 후에도 공약 이행 사항을 꼼꼼하게 검증해야 포퓰리즘 공약이나 부실 공약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SMART―PLUS = 중앙선관위의 선거공약평가지표로 Specific(구체성), Measurable(측정가능성), Aimed(소망성), Relevant(적절성), Timed(시간계획성), Positive(적극성), Leadership(리더십), Understanding(소통), Specialty(전문성)를 의미한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