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자극 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논문의 저자인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30)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주임은 연구소가 조작이라는 결론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일, 연구의 진실성을 입증하겠다며 ‘실험 노트’를 공개해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공개된 노트에는 실험용 생쥐 두 마리가 그려져 있고, “양성(陽性) 확인! 잘 됐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식’이라고 써놓고 하트 표시를 해 놓은 부분도 있다. 학계에서는 즉각 “낙서 수준” “그림 일기냐”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도리이 게이코(鳥居啓子) 미국 워싱턴대 생물학부 교수는 “그림일기 같은 실험 노트에 놀랐다”고 했다. 나카야마 게이이치(中山敬一) 규슈(九州)대 생체방어의학연구소 교수는 “노트가 있어도 일시가 적혀 있지 않고, 전후 관계도 전혀 이해가 안 되는 낙서 같은 것이어서 제3자가 추적할 수 없다면 (연구결과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증명을 하고, 증거를 내놓고, 납득시킬 수 없다면 과학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일본 언론들은 허술한 실험 노트가 어떻게 이화학연구소의 검사를 통과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HK는 “실험 노트는 날짜를 반드시 기입하고 영상과 데이터를 첨부해 보관하는 것으로, 다른 연구원이 봐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는 것이 기본”이라며 “논문 작성 및 특허 신청에 활용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거쳐 확인 사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파문이 커지자 오보카타 측은 “(공개한 것은) 실험 노트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이것밖에 기록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한다면 (오보카타는) 과학자로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