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연안 여객선 건조시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선박 준공영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선박건조자금 대출 기간도 대폭 확대하고 선원들의 안전교육 강화와 함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선원퇴직연금도 도입하기로 했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열악한 국내 연안 여객선업계 현실이 지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조치지만, ‘뒷북 대책’이란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13일 “여객선 건조시 정부가 일정부분 재정지원을 해 주는 방안의 공영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쯤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의 활동 결과를 정리한 뒤 종합대책에 이 같은 방안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선박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버스 준공영제(수익금을 버스업체가 공동 관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와 유럽 국가들에서 실시되고 있는 ‘대체 선박 건조시 재정지원’ 방안을 두고 고민해 왔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영제의 개념이 여러 가지여서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방안과 유럽 국가들의 선박 건조자금 지원 방안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지만, 후자 쪽에 무게를 두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현재 선박 건조시 대출이자의 3% 금리에 해당하는 부분을 지원해 주는 제도를 대폭 확대, 이자비용을 지원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대출금 상환기간도 현행 8년(3년 거치 5년 상황)에서 10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해수부는 선원들의 안전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선원퇴직연금제도도 도입할 방침이다. 선원퇴직연금제는 지난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도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수부는 건설근로자공제회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고용이 불안한 건설근로자들을 위해 1998년 민간 건설단체들이 설립한 것으로, 2011년 현재 354만 명이 가입돼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 간접지원(116억 원)과 자체 수입을 합쳐 모두 213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상교통 서비스도 육상 서비스처럼 공공성이 전제돼야 하지만, 그동안 수익성 추구에만 몰두하다 보니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며 “향후 연안 여객선 업계에도 공공성이 더 강화돼야 하고, 선원들 역시 안전교육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선박 안전대책과 관련, 여객선 공공성 강화 등을 위해 선박의 도입과 검사, 운항·관리 등 단계별로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한 바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