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어업지도선 201호가 29일 공개한 세월호 승객 구조 동영상을 계기로 해양경찰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인명 구조 작업을 주도해야 할 해경은 실제로 적극적인 구조활동보다는 주변적 역할에 머문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전남 어업지도선 공개 동영상 촬영 시간(16일 오전 10시 4분∼10시 25분) 동안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파견된 해경 소속 구조팀은 경비정 1척, 고무보트 1척 그리고 헬기 3대에 불과했다. 정작 침몰직전 긴박한 구조활동에는 고무보트 1척만이 투입됐다. 만일 전남어업지도선 2척, 민간 어선 등이 인명 구조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피해 규모는 지금보다 더 클 수도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이다.

해경은 이와 관련, “해경 123 경비정은 해경 경비정 중 세월호에서 가장 가까운 19.3㎞ 거리에 있어 빨리 올 수 있었고 나머지 서해지방해경청 소속 함정들은 훨씬 먼 바다에서 출발하느라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인 오전 10시 51분에야 사고 해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헬기 3대, 경비정 1척, 고무보트 1척만 해경을 대표해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해경은 또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38분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3층 갑판에 있던 승무원 5명을 구해내면서 배 안 어디에 승객들이 있는지 묻지 않았다. 재난 매뉴얼에 따르면 당연히 인명구조가 먼저이고,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승무원들의 협조를 받아 승객 인원, 위치 등 승객들의 상황을 파악한 뒤 승객들에게 선내 방송 혹은 육성으로라도 대피를 지시했다면 좀 더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위기 상황에서 승무원들을 구해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해경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인명 구조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해경이 수행한 초기 인명 구조 작업은 최상이었다고 말하긴 힘들다.

잠수요원의 추가 투입 지연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해경에 따르면 오전 9시 27∼40분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 헬기 3대에선 특수부대 출신 해경 항공구조사 3명이 검은색 잠수복, 오리발, 수경 등을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승객들의 탈출을 돕는 장면은 전남 어업지도선 동영상에도 나온다. 하지만 잠수요원 본진은 오전 11시 24분이 돼서야 해경 1508함을 타고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은 이와 관련, “구조 신고를 받은 즉시 전남 목포해경 전용부두에서 비상 대기하던 잠수요원 7명을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