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객선들이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안전 불감증을 보이고 있다. 부산 해경 등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은 부산항 연안 여객선 3척에 대해 최근 3일간 특별 안전점검을 한 결과 실제상황을 가정한 비상훈련부문과 인명구조·항해·소화장비, 차량과 화물 고정상태 등에서 1척당 10개 이상의 지적사항이 나왔다고 30일 밝혔다.

부산 해경 등에 따르면 세월호와 비슷한 규모로 부산∼제주를 운항하는 카페리선인 서경아일랜드호(5223t·정원 880명)는 16가지 지적을 받았다. 비상훈련 부문에서는 일부 선원들이 비상배치표에 따른 개인별 임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고 구명정 하강훈련 때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인명구조장비 부문에서는 구명정 탑승에 필요한 승객용 사다리가 열리지 않았다. 구명정까지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표시가 부실했고 선내 비상등 중 일부가 켜지지 않았다.

서경파라다이스호(6626t·정원 613명)에서도 14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비상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선원 간 비상신호를 하지 않았다. 또 일부 선원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잘 몰랐고 실내에서 갑판 구명정까지 안내하는 표시가 미흡했다. 항해장비 점검에서는 선박 블랙박스인 ‘VDR’가 오작동했고, 공기호흡기 보관상태도 좋지 않았다. 화물결박 줄이 부실해 즉시 보완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해경은 “점검 결과를 선사 측에 통보해 5월 11일까지 시정조치를 내렸고, 곧바로 재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