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2일 서울 동작구 흑석로 중앙대 영신관 앞에서 학생들이 뛰어오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대 제공

대학들이 정부의 재정지원사업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올들어 대학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대학 구조개혁’과 ‘특성화사업’ 계획서 제출 마감일이 4월 말로 다가오면서 대학들마다 교육·연구 역량 강화, 학과·전공 통폐합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기 변혁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학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원 감축과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 수주 결과에 따른 손익계산서를 비교하면서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문화일보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명품대학 육성’과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구조개혁에 나선 대학들의 노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두산의 법인 참여 이후 새로운 대학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중앙대가 ‘혁신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대학가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중앙대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교육철학으로 학문 단위 재조정 및 특성화, 5개 계열별 책임부총장제도 도입 등을 통해 교육 및 연구 역량 강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조직 운영과 시스템의 비효율성 개선,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체계 도입, 신규 공간 확보 등 대학 전반에 걸친 인프라 개혁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시대에 앞서가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융합 학문 등 대학 특성화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 미래지향형 융복합 학문 = 대학 구조개혁이 추진돼 학문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중앙대는 미래지향형 융복합 학문 단위 특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융복합 연구기능을 담당하는 미래융합원을 설립했다. 또 융합공학부를 비롯해 공공인재학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글로벌금융전공 등을 신설했다. 글로벌 금융 전공은 금융전문가 트랙과 재무회계전문가 트랙을, 공공인재학부는 행정고시 등 국가고시를 준비할 수 있는 행정학 트랙과 로스쿨 진학을 준비할 수 있는 정책학 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최근 융합공학부의 1기 입학생 김아름(여·22) 학생이 세계적인 전기화학 분야 학술지인 JES(Journal of Electrochemical Society)에 제1저자로 연구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도 거뒀다. 중앙대는 올해도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을 아우르는 융합학문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 강의 혁신으로 창의 인재 육성 = 창조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중앙대는 강의와 교수 혁신을 통한 교육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교과과정과 강의계획서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변화에 맞춰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커리큘럼 인증원을 지난 1월 설립했다. 교수·학생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도 평가인증 작업에 참여시켜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커리큘럼 인증원은 우수 교육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도 지원한다.

또 대학에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교수 평가 개혁도 단행했다. 현재 중앙대는 연구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교수 개개인의 교육·연구 성과를 S·A·B·C 등급으로 나눠 차등 연봉을 지급한다. 연속으로 C등급을 받는 교수들은 향후 안식년을 제한할 계획이다. 또 교수들의 논문 실적 및 강의 평가 결과도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 역량 극대화 노력에 힘입어 웹오브사이언스(WOS) 기준 지난 2007년 444편을 기록했던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논문 편수는 2012년 1016편으로 무려 129% 증가했다.

◆ 학생 개개인의 경쟁력 확보 = 중앙대는 강의 중심의 교육을 개혁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산학협력도 시행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전자, LG전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2015학년도부터 컴퓨터공학부에 소프트웨어 특성화 전공을 개설하기로 했다. 글로벌 IT기업이 원하는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이 목표다. 소프트웨어 특성화학과 신입생들이 2학년 2학기 때 이들 기업에 지원해 합격할 경우 3·4학년 동안 기업으로부터 전액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입사하게 된다. 또 CJ대한통운과도 국제물류학과의 교환학생들을 중심으로 2년간 장학금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최종 선발해 글로벌 인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중앙대는 학생들의 취업용 성적증명서 발급을 2009년 폐지했다. 제대로 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중앙대는 2012년 교육부의 182개 대학 졸업생 평균 학점 조사에서 156위를 할 정도로 엄격한 학사관리로 유명하다. 그 대신 4학년들에게 경력 개발과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취업 교과목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2·3학년을 위한 맞춤형 취업 교과목도 신설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