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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시급이 얼마인지 아세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 올라서 5210원입니다. 올해 기준으로도 800시간은 일해야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용구(60) 중앙대 총장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로 중앙대 본관 총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등록금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하루 8시간씩 100일 동안 일해야 겨우 마련할 만큼 소중한 등록금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기에 우리 대학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직접 교수들을 찾아가 우리가 이들의 미래에 대해 꿈을 실어줘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개혁은 교수들의 협조와 동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중앙대의 자기혁신을 위해 하루 일과가 끝나는 저녁마다 직접 교수 연구실로 찾아가 변혁에 동참해 달라고 설득하면서 마음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제 자신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단 교수가 되면 그분에 대해서는 어떤 간섭이나 통제, 지도가 없어요. 이 때문에 교수 문화는 무소불위의 권위를 누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집단도 그래서는 안됩니다.”

이 총장은 현재 한국사회의 교수 문화를 이렇게 진단하면서 서슴없이 “이 같은 교수 문화를 깨고 총장을 그만두려고 한다”고 말할 만큼 교수사회의 개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또 “대학교수도 잘못하고 직무에 태만하면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교수도 평가를 받아야 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앙대 개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 같은 소신으로 지난해 2월 28일 제14대 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지난 1년 동안 줄곧 혁신을 추구했다. 교직원 연봉제와 5개 계열별 책임부총장제 도입, 학문단위 및 행정조직 개편, 본·분교 통합, 단일교지 승인, 적십자간호대학 통합, 멀티캠퍼스 추진 등이 대학 역량 강화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혁신방안들이다.

그는 여러 혁신 가운데 대학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설립한 커리큘럼인증원제를 가장 자신있게 내세웠다. 이 총장은 “소중한 등록금으로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 반해 교수들은 여전히 10년 전 강의 노트로 안일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어도 중앙대 교수라면 이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대학 교수뿐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강도 높은 변혁을 요구했다. 우선 학사경고 수준을 평점 1.5에서 1.75로 높였고 전학년 평점도 2.0 이상이어야 졸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전교생 필수과목에 ‘회계와 사회’와 ‘한국사’를 추가했다. 적어도 중앙대 졸업생이라면 전공과 상관없이 회계장부를 볼 수 있고 역사의 지혜를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공부하는 대학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필수교양 이수학점을 24학점에서 31학점으로 조정하고 전공 이수학점은 36학점에서 45학점으로, 심화전공은 60학점에서 66학점으로 높이면서도 철저한 상대평가제를 이행하고 있다.

“얼마전 학교에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임원들이 이런 말을 했어요. ‘다른 대학은 성적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없는데 중앙대는 3.5 이상이어도 정말 열심히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요.”

이 총장은 “사회에서 중앙대가 학생들에게 철저하게 공부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반영해 준다는 것은 우리가 교육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이런 노력들이 졸업생들의 취업역량을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