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작업 중 근로자가 사망한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측 현장 관리 담당자들이 근로감독관의 동선을 무전으로 알려주며 점검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 근로자들에 따르면 시공사측 현장 관리 담당자들이 무전을 통해 근로감독관의 이동 경로를 알려줘 점검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서 일하는 한 근로자는 “무전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 근로감독관 10명이 어디에서 점검하고 있는지 등을 수시로 알려준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자들은 평소에도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A(46) 씨는 “안전수칙상 사다리를 이용한 작업은 두 명이 한 조가 돼야 하는데 혼자 사다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근로자 B(69) 씨는 “지난 3월에는 휴무일인 일요일까지 매일 출근해 쉬는 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사고로 숨진 황모(38) 씨 유족도 “5월 임시 개장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일을 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롯데건설측은 “근로감독관 10명의 동선을 무전을 통해 알려준 사실이 없다”면서 “협력업체에 따라 야근이나 일요일 근무를 하기도 하지만, 사측이 야근과 일요일 근무를 종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대종·박정민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