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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노사정 협상에서 장시간 근로 개선과 병행돼야 할 노동생산성 향상에 대한 논의가 미흡해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사정 소위원회가 활동종료(15일)를 앞두고 벌이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방안(주 68시간→52시간)에 대한 막판 협상에서 산업현장에 초점을 둔 보완책이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14일 “노조가 생산공정의 합리적 개선 문제까지 사사건건 간섭하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심화시키는 규제가 양산되는 상황을 개선해 노동생산성을 높이지 않는 한 기업들로선 근로시간의 급격한 단축으로 최악의 처지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노동생산성 향상 문제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계는 현재 실근로기간이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최근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연간 실근로시간은 일률적 단축조치 없이 ‘자연감소’만으로도 7년 후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OECD에 따르면 OECD 평균 연간 실근로시간은 2000년 1844시간에서 2011년 1776시간으로 연평균 6.18시간(연평균 감소율 0.34%) 줄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같은 기간 2512시간에서 2090시간으로 연평균 38.36시간(연평균 감소율 1.65%)이 감소했다. 이는 OECD 평균의 6.2배가 넘는 수준이다. 향후 이와 같은 추이가 지속될 경우 한국의 연간 실근로시간은 오는 2021년에 1706.4시간으로, OECD 평균 추정치 1714.2시간보다 7.8시간이 낮아지게 된다.

반면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이를 보완할 수단인 노동생산성이 개선될 여지는 없다는 게 산업계의 우려다. 그간 장시간근로를 초래한 가장 큰 요인이 낮은 노동생산성이었는데, 현재도 국제비교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은 동일한 제품과 용역을 생산하는데 더 장기간의 근로시간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취업자 1명이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의 경우, 2012년 기준 한국은 6만2185달러로 OECD 34개국 중 23위였다. OECD 평균의 79.9%에 그쳤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9.75달러로 28위였다. OECD 평균(44.56달러)의 66% 수준이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