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무인기가 잇달아 발견되면서 국가요인과 주요 시설에 대한 북의 기습도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은 이미 1년 전부터 무인기에 의한 청와대 공격을 예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년여 동안 최소한 4차례나 무인기부대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군과 정보당국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3월 무인기 운용 부대를 참관한 이후 같은 해 6월과 11월, 올 3월 등 1년 사이에 최소한 4차례 무인기부대를 방문했다. 또 인민군은 김 제1위원장의 무인기부대 방문과 때를 맞춰 ‘청와대 불바다’ 협박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의 최근 보도들에 따르면 지난 3월 김 제1위원장이 무인기를 운용하는 항공 및 반항공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 관계자들로부터 ‘소형화한 핵탄두를 싣고 미국과 한국을 단숨에 쓸어버리겠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에만 3월·6월·11월 등 3차례, 그리고 올 3월에 잇달아 특수부대들을 방문해 남한에서 점거·폭파할 핵심 시설 ‘1호 대상’으로 청와대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지난해 11월 22일에 이어 3월 30일에도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특히 북한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해 5월 21∼22일 ‘무인타격기의 청와대 타격 가능성’ 제하의 글에서 무인기를 이용한 대남 도발 시나리오를 잇달아 게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체는 글에서 “탄도미사일은 속도가 빠른 대신 포물선 궤적을 벗어날 수 없어 청와대에 대한 미사일과 포탄 공격은 불가능하지만, 무인타격기를 동원하면 인왕산을 돌아서 청와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당시 개성공업지구 잠정 폐쇄 조치와 연관시켜 “무인타격기들이 개성공업지구 남쪽 지역으로까지 남하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등으로 무인기 배치 상황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북측은 “무인기가 시속 925㎞로 비행하면 청와대까지 2분40초면 도달한다”는 협박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3월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탑재된 엔진과 비행 제어컴퓨터 보드, 배터리 등 주요 부품 운용 상황을 정밀 분석한 결과, 북은 청와대 타격에 대비한 정찰 임무를 띤 일종의 예행연습을 수차례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