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10년 무인항공기(UAV)를 통해 수집한 이민트(IMINT·영상 정보)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은 또 특정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국소 표적 공격용’ UAV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찰위성이 없는 북한이 그 대용으로 UAV를 활용해 휴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드나들며 정보 수집 및 정탐활동을 해온 것은 물론, NLL 도발 시 실전에 활용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분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북한 잠수함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필수적인 천안함의 정확한 야간 운항 위치 정보 탐지 능력과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아군의 주력인 K-9 자주포를 정밀타격한 북한군 탐지 능력을 둘러싼 그간의 수수께끼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3일 “북은 지난 2005년부터 군사정찰위성 대용으로 UAV를 실전 배치했으며 정찰위성으로 광범위 활용했다”면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이를 활용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군이 2010년 당시 한국군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UAV를 이용한 영상정보 정탐 활동을 통해 천안함 초계 활동 시 ‘운항 동선’ 등 시간대별 위치 정보를 정밀 분석하는가 하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K-9 자주포 위치 정보와 탄착점 확보 등에 다양하게 활용했다”고 밝혔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2010년 3월 26일 저녁 천안함이 폭침될 당시 북한군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은 백령도 남단 지점을 오후 9시에 통과한다는 ‘운항 동선’ 등을 UAV의 장기간에 걸친 영상정보로 정밀 분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UAV를 은밀성이 보장된 공격적인 비대칭무기로 개발하는 한편, 군사정찰위성이 없는 취약성을 보강하기 위해 ‘공격·정찰용’으로 집중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UAV는 공격성이 강한 ‘국소 표적’ 무인타격기 등을 선택적으로 개발하는 이스라엘식 개발 전략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지난해 레이더망을 피해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을 공격하는 ‘무인타격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정충신·정철순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