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3월 27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위버스마인드 개발회의실에서 정성은(왼쪽 두 번째) 대표가 개발부 직원들과 함께 신 콘텐츠 개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munhwa.com

지난 3월 27일 찾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 스마트학습기 국내 1호 기업인 위버스마인드 개발회의실. 인턴 직원부터 디자이너, 개발팀장, 대표까지 10여 명의 직원들이 모여 교육 콘텐츠인 ‘뇌새김’의 5번째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수집한 고객체험단의 의견을 분석하고 있었다. 실제 학습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검토해 반영하는 과정은 콘텐츠에 생명을 불어넣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정성은 위버스마인드 대표도 빠질 수 없었다.

2009년 4명으로 시작한 위버스마인드는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학습기 시장에서 그림으로 영어 단어를 쉽고 재미있게 외우는 특유의 학습법으로 주목받으며 직원수 150여 명의 알짜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설립 당시 매출은 3억 원이었으나 이후 5년간 놀라운 성장을 보여 지난해에는 60배에 이르는 180억 원(잠정치)을 기록했다. 한때 학습기 시장은 100여 개 업체가 난립했지만, 현재 매년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위버스마인드가 유일하다.

위버스마인드가 강소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요인은 뛰어난 외국어 학습 콘텐츠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스마트 기술의 접목이었다. ‘뇌새김 워드(단어암기)’로 시작된 학습 콘텐츠는 ‘뇌새김 토크(회화)’로 진화했으며, 지난해에는 ‘뇌새김 토익스피킹·중국어’까지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애플의 아이패드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양분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서, 위버스마인드는 재미와 흥미를 추구한 교육 전용 스마트단말기를 내세워 ‘블루오션’을 찾아냈다.

위버스마인드의 스마트학습기는 무엇보다 정보기술(IT)기기에 열광하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 자발적인 학습을 유도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책상에 앉을 때 이미 공부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거부감이 적은 스마트학습기는 자연스럽게 학습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정 대표는 “보통의 학습 과정은 공부해야지 마음먹고 책상에 앉아 책을 펴서 공부해야 할 부분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뇌새김은 태블릿 화면을 터치하기만 하면 곧바로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때문에 바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나, 쉽고 재미있게 공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학습기에 대한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태블릿PC를 이용한 학습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하던 학부모들도 직접 사용해 본 뒤에는 구매를 망설이지 않았다. 교육 콘텐츠를 마련한 점,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한 점 등이 장점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엄마들 사이에 퍼진 입소문 효과로 현재 뇌새김 사용자만 150만 명에 이른다.

위버스마인드가 처음으로 스마트학습기를 출시해 시장을 개척해 나가자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한 YBM, 메가스터디, CJ에듀케이션즈 등 교육업체는 물론 삼성·LG전자와 같은 IT기업들까지 후발 주자로 뛰어들어 다양한 스마트학습기를 시판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위버스마인드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콘텐츠 연구·개발(R&D)부서의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이 크게 기여했다. 4년 동안 4개의 콘텐츠를 출시할 만큼 나이별, 언어별, 학습목적별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 것이다. 또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1년에 4번,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무료로 실시해 교육 추세에 맞춘 최적의 콘텐츠를 학습할 수 있도록 관리한 점도 한몫했다.

정 대표는 “기술 발전에 따라 기기는 더 좋아지겠지만 스마트학습기의 핵심은 콘텐츠 자체가 가진 교육 효과와 기기의 장점이 조화를 이룬 최적의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재 중국어에 이어 또 다른 언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으며 스마트학습기와 PC를 연동하는 ‘뇌새김 토크웹’을 출시해 플랫폼의 확장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