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국회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19대 국회 개원 이후 채 2년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40여 명의 의원이 3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가 발표한 ‘국회 의회외교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전체 의원수의 15%에 해당하는 44명의 여야 의원이 의장단 출장과 비공개 출장 등을 제외하고도 최소 3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은 새누리당의 길정우, 유일호 의원으로 모두 7차례의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고 이어 새누리당 강석호, 홍일표 의원과 민주당 전순옥 의원이 각각 5회씩 해외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4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은 새누리당 신의진, 강은희, 김현숙, 김회선, 안효대, 김희정, 남경필, 정우택, 김재경, 한기호, 손인춘 의원과 민주당 유인태, 배기운, 김우남, 김재윤, 신학용 의원 등이었다.

길정우 의원실 관계자는 “(길 의원이)현재 세계무역기구 의원회의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 국제회의 참석이 잦았을 뿐 외유성 출장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유일호 의원실 관계자 역시 “상당수 출장이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른사회에 따르면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의회외교를 강조하며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지만 의원들의 출장 일정은 국제회의 참석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느슨해 평균 하루 한 건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일정이 잡혀있지 않는 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산업협력 관련 출장의 경우 공식 일정은 ‘러시아 유학생 격려 오찬’이 전부였던 것으로 나타났고, 같은 시기 안전행정위원회의 남미 출장도 10박11일 일정 동안 2개국만 방문하고 총 4일간의 일정은 누락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온 뒤 작성한 결과 보고서 역시 대부분 방문 성과 및 결과에 관한 내용보다 방문국의 정치, 경제, 사회 현황과 한국과의 수교 관계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며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별도의 독립기구를 설립해 방문 외교의 일정, 방문단, 방문국을 조정·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