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루키’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미림은 LPGA투어 사상 루키 신분으로 ‘최단기간 우승’을 노렸지만 마지막날 1타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미림은 지난해 가을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2위로 통과하며 풀시드권을 받아 시즌 세 번째 대회 만에 우승 도전장을 내민 당찬 새내기다. 이미림은 24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JTBC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캐리 웹(40·호주)에 1타 뒤져 우승컵을 내줬지만 얻은 수확은 컸다. 이미림은 이로써 LPGA투어 신인왕 경쟁에서 ‘슈퍼루키’ 리디아 고(17·고보경)를 견제할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1, 2라운드 단독 선두, 3라운드까지 리디아 고에 1타차 2위를 달렸던 이미림은 이날 초반 2, 3번홀 연속 버디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9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권에서 멀어진 듯했다. 그러나 이미림은 후반 들어 공격적인 플레이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올해 자신의 최고 성적인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미림은 올해 실크퓨어 바하마클래식에서 공동 33위, ISPS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25위를 기록한 바 있다.

172㎝의 비교적 큰 키를 앞세운 장타력을 갖춘 이미림은 지난해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승을 올린 실력파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림은 2라운드 때 285야드를 날리는 등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275야드로 상위권이다. 이미림의 퍼팅도 안정적이다. 비록 3라운드에서 32개의 퍼팅을 기록했지만 매일 평균 26개의 안정적인 퍼팅 실력을 발휘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초등학교 4학년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이미림은 대원외고 재학시절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2010년 데뷔 첫해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2011년 S오일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지난해 KG 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각각 우승했다. 이미림의 강점은 기복 없는 플레이와 ‘강심장’으로 통할 만큼 적극적인 코스 공략이다. 이미림은 ‘우승을 위해선 흥분하지 말자’는 말을 신조로 삼을 정도로 멘털도 강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미림은 실제 지난해 우승 때는 마지막 날 상금왕 장하나(22·KT), 슈퍼루키 김효주(19·롯데)와 팽팽한 접전을 펼치다 17번홀에서 안정적인 과감한 칩샷을 성공시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타차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