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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유능한 변호사 ‘카운슬러’(마이클 패스벤더)는 아름다운 약혼녀 로라(페넬로페 크루스)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최고급 다이아몬드 반지를 마련한다. 호화로운 삶에 빠진 타락한 사업가 라이너(하비에르 바르뎀)는 재정 위기에 몰린 카운슬러를 유혹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밀매 사업을 제안한다.

라이너가 소개한 미스터리한 마약 중개인 웨스트레이(브래드 피트)는 지독한 범죄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카운슬러에게 경고하고, 라이너의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자친구인 말키나(캐머런 디아즈)가 그들 주변을 맴도는 가운데, 운반 중이던 거액의 마약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작품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셰임’을 통해 제68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마이클 패스벤더, ‘로마 위드 러브’ 등 거장 감독들이 사랑하는 페넬로페 크루스, ‘할리우드의 독보적인 여배우’ 캐머런 디아즈, ‘007 스카이폴’ 등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하비에르 바르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배우 브래드 피트 등 초호화 캐스팅은 많은 화제를 낳았다. 화려한 캐스팅만큼이나 감독과 작가의 이름도 돋보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과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코맥 매카시가 처음으로 쓴 시나리오가 만났다.

스콧 감독은 매카시의 시나리오에 화려한 그림을 그려넣었다. 꽉 짜인 미장센(화면 구도)으로 장면 하나하나가 지니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문학작품 속에서라면 진가를 발휘할 섬세한 문학적인 대사들이 영화 속에서는 빛을 잃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기대와 달리 흥행에 실패했고 평단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