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세계랭킹 1위 굳히기의 청신호를 켰다.

박인비는 2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는 7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박인비는 이로써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라 ‘넘버원’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세계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에 앞서 여유를 갖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 탈환이 가능한 페테르센은 박인비에 2타 뒤진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이 대회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박인비는 올 초 LPGA 투어 아시아시리즈에서 준우승과 공동 4위에 올랐고, 2주 전 중국에서 열린 유럽투어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의 손맛을 보며 안정된 기량을 유지해오고 있다.

박인비는 이날 퍼팅보다는 티샷과 아이언샷이 더 일품이었다. 14차례의 티샷을 모두 페어웨이에 보냈고, 정확도 높은 아이언샷으로 그린은 단 세 차례만 놓쳤다. 높은 그린 적중률(83.3%)을 감안하면 이날 기록한 퍼팅수 27개는 퍼팅이 주무기인 박인비로선 날카로움이 평소보다 무뎌진 것이다.

박인비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특히 아이언샷이 좋았다”면서도 퍼트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인비는 “아이언샷으로 홀 가까운 곳에 공을 떨어뜨려 놓고도 퍼트라인을 잘못 읽어 버디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특히 이날 유일한 보기를 적어낸 3번홀(파4)에서는 3퍼트를 기록했다.

LPGA투어 창설멤버 13명을 기리는 이번 대회의 코스는 첫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들이 70명이 넘어 생각보다 쉬운코스로 판명났다. ‘루키’ 이미림(24·우리투자증권)이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로 깜짝 선두로 나섰고, 지난해 결혼했던 ‘새신부’ 모건 프레셀(26·미국)이 7언더파 65타로 단독 2위를 달렸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이날 6타를 줄여 박인비, 캐리 웹(40·호주), 지은희(28·한화), 미셸 위(24·위성미)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고보경)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