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일본차 브랜드들이 맥도 추지 못한 채 무너지고 있다. 특히 주종목인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체 브랜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일본차 국내 판매량은 총 1585대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으며, 누적 판매량 역시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독일차와 미국차 브랜드는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독일차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50% 가까이 상승했다.

일본차의 잇따른 부진은 주종목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판매량에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월 기준 수입차 브랜드 전체 하이브리드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95% 이상이 일본 브랜드인 것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차의 부진은 곧 일본차의 부진’으로 통한다.

2월 토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간판모델 ‘프리우스’의 판매량은 전달 대비 43% 줄었으며, 승승장구하던 렉서스의 고급 하이브리드 모델 ‘ES300h’도 판매량이 전달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벤츠의 디젤엔진을 얹는 파격을 선보인 닛산 인피니티 ‘Q50’은 일본차의 고전 속에 ‘나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KAIDA 통계에 따르면 Q50의 지난달 판매량은 총 218대를 기록,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전년 동기 대비 116% 끌어올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그나마 선전했던 고급 하이브리드 모델도 독일 디젤차에 비해 우위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면서 “Q50의 예상밖 선전은 고성능·고효율을 고집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아주 잘 반영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독일의 심장(엔진)을 얹는 파격이 없는 한 일본차의 추락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