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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이후 4년 만에 2조6239억 원으로 늘어난 무상급식 예산은 교육시설 개·보수, 교원 신규 임용과 명예퇴직 등에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을 무상급식 등 교육복지에만 쏟아 붓다 보니 정작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학습 예산이 삭감되고, 노후 교육시설 개·보수가 뒷전으로 밀려 교육환경이 열악해 지고 있다. 또 예산부족으로 인해 교원들의 명예퇴직 수용률이 급감하고 이에 따라 임용고시에 합격해도 발령을 받지 못하는 교원들이 대규모로 속출하고 있다.

◆시설 개·보수 및 공교육 예산 감축 = 올해 2975억 원을 무상급식에 투입하는 서울시교육청은 방과후 학교 사업 예산을 지난해 148억7000만 원에서 올해 121억5500만 원으로 18.2% 줄였다. 영어체험학습 지원비도 지난해 47억 원에서 올해 37억 원으로 21.2% 줄였다. 경기도교육청도 무상급식으로 인해 학교 건물 내 석면 함유량 정밀 측정 등 안전점검을 위한 예산을 올해 자체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올해 1117억 원을 무상급식에 투입하는 부산시교육청도 전체 예산 가운데 71.5%인 799억 원을 시교육청이 부담하게 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일반 교육예산에서 끌어왔다. 이 때문에 노후건물 개·보수 예산의 경우 2012년 1415억 원, 2013년 941억 원, 2014년 888억 원으로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교원 명예퇴직도 절반만 수용 = 교육복지 예산 증가에 따른 부담은 명예퇴직 수용률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올해 2월 말 명예퇴직 신청을 한 5164명 가운데 54.6%인 2818명만 퇴직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명예퇴직 수용률이 50%대로 낮아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교육부는 올해 명퇴 신청자가 지난해보다 962명(22.9%) 늘어났으나 시·도교육청의 명퇴 수당 예산이 부족해 수용률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교사 대규모 미발령 사태 = 예산부족으로 명퇴자가 크게 줄면서 임용고시에 합격해도 발령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초등임용고시 합격자 990명 중 발령을 받은 사람은 38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미발령자까지 더하면 1087명이 임용을 기다리는 상태다. 강원도에서는 올해 새학기 신규 교원인사에서 단 한 명의 초등교사도 발령을 받지 못했다. 대구시에서는 지난해 대기자 57명만 발령을 받았을 뿐 올해 합격자는 전원 대기 중이다. 지난달 발령 공고를 낸 대전시에서도 2명이 신규 임용되는데 그쳤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